사기꾼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에 집착합니다. 그래야 그 검은 속내를 숨길 수 있습니다.
스마트팩토리가 그렇습니다. 공장이 뭐 얼마나 똑똑한걸까요?
이럴때에는 반대로 질문합시다. 그럼 어떤 공장에는 스마트팩토리를 적용하면 안되나요?
만약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면 그것은 무의미한 단어입니다. 구태여 새로운 고유명사를 창조할 필요 없이 모든 공장이 스마트해지면 됩니다.
우리는 맞춤법 검사기를 더이상 인공지능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냥 쓰고 있죠. 기술은 이렇게 우리의 삶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스마트팩토리가 아니라면, 그동안 아무런 발전이 없었음을 자인함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아직도 스마트팩토리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똑똑한 공장이 갖추어야 할 최소 조건은 알고 있습니다.
바로 자원(혹은 정보)의 무결성과 가용성을 지키는 것입니다.
원료를 구입하고 적절한 버퍼를 유지하며 가공하고 보관 후에 출하하고 폐기물 처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노드에서 말입니다.
여기서 실패하면 프로그래밍에서 말하는 뎅글링 포인터와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더 위험한 점은 현실에선 경고를 띄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큰 조직일 수록 부서간 격벽, 정보의 단절, 책임의 분산 등으로 인해 이를 지키기 어렵고 심지어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도 모를 수도 있습니다.
ERP는 오히려 이런 증상을 고착시키는 형태로 설계되곤 합니다. 전사적 자원을 아무런 고민 없이 관리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자원뿐 아니라 한 공장 내에서 다른 부서가 원하는 자원을 알지 못하면 무의미한 생산만이 반복됩니다.
자원의 무결성과 가용성은 첨단 기술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민 기술의 발전으로 더 쉬워졌을 뿐, 경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