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15.

항산과 청렴

맹자는 현실적인 유학자였습니다. 그로 인해 공자보다는 맹자의 글을 읽을 때 조금 더 씹는 맛을 남깁니다. 사실 이는 맹자가 절문의 화를 당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주원장은 “신하가 할 수 없는 말을 하였다“ 며 맹자의 내용을 검열하여 그 판본으로만 과거를 보기도 하였으니, 인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말씀을 싫어했습니다.

맹자는 현실의 관점에서 항산(흔들리지 않는 재산)이 있어야 항심(흔들이지 않는 마음)도 있다고 했으니, 아래와 같습니다: 
고정적인 생업이 없으면서 항심(恒心)을 지니는 것은 오직 선비만이 할 수 있습니다. 일반 백성의 경우는 고정적인 생업이 없으면 그로 인해 항심도 없어집니다. 만일 항심이 없다면 방탕하고 편벽되고 간사하고 사치스러운 행위를 하지 않음이 없을 것입니다. 백성들이 죄에 빠지는 데 이른 이후에 그것을 좇아서 형벌에 처한다면, 그것은 백성들을 그물질해 잡는 것입니다. 어떻게 어진 사람이 임금의 지위에 있으면서 백성들을 그물질해 잡는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밝은 왕은 백성들의 생업을 제정해 주되 반드시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충분하게 하고 아래로는 처자를 먹여 살릴 만하게 하여, 풍년에는 언제나 배부르고 흉년에도 죽음을 면하게 합니다. 그렇게 한 후에 백성들을 몰아서 선한 데로 가게 하므로 백성들이 따르기가 쉽게 됩니다.
지금은 백성들의 생업을 제정해 주되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부족하고 아래로는 처자를 먹여 살리기에 부족하여, 풍년에는 내내 고생하고 흉년에는 죽음을 면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래 가지고서는 죽음에서 자신을 건져 낼 여유조차 없는데 어느 겨를에 예의를 익히겠습니까? 왕께서 만일 어진 정치를 시행하려고 하신다면 어째서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으십니까?
오 무(畝) 넓이의 집 둘레에 뽕나무를 심으면 오십 세 된 노인이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 닭과 돼지와 개 등의 가축을 기름에 있어서 적절한 시기들을 놓치지 않으면 칠십 세 된 노인이 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백 무 넓이의 밭을 농사짓는 데에 일손 바쁠 때를 빼앗지 않으면 여러 식구의 가족이 굶주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며, 상(庠)과 서(序)에서의 교육을 엄격하게 시행해 효도와 공경의 의미를 거듭해서 가르치면 머리가 희끗한 사람이 길에서 짐을 지거나 이고 다니지 않게 될 것입니다. 칠십 세 된 노인이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일반 백성들이 굶주리거나 헐벗지 않게 하고도 통일된 천하의 왕이 되지 못할 사람은 없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은 구태여 맹자왈에서 찾을 필요 없이, 옛 성현들은 ‘곳간에서 인심난다’, ‘열흘 굶고 담 안 넘는 사람 없다’와 같은 속담으로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역사상으로도 아테네에서는 공무수행자에게 수당을 지급했고, 18세기 즈음부터는 영국과 프랑스, 미국에서 공직자에게 정기적 월급을 주었으니, 이는 일반인의 참여와 항산을 보장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한편, 조선시대의 이방에게는 고려시대까지 지급되던 녹봉이 중단되었습니다. 오히려 여러 부담만 발생하게 되었고, 이는 조선 특유의 과세제도와 맞물려 이방의 부패를 부추겼습니다.

비록 오늘날의 공무원들은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봉급을 받지만, “돈 벌려면 기업으로 가라“는 태도는 청렴은 커녕 사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공직자들의 희생과 소명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맹자는 이런 말도 남겼습니다: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그래도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가 불러 들인 재앙으로부터는 살아날 수가 없다.

입은 화의 근원이고 혀는 제 몸을 자르는 칼이라고 하니, 이는 곧 스스로 불러들이는 재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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